나는 매일 슬러지처럼 가라앉은 염세를 내던지러 도시안 공원으로 들어간다. 고개 숙이고 처진어깨를 어둠에 감추고 달팽이 처럼 걷는다. 숨겨논 목발을 찾는다. '나는 환자다' 이 세상에서 밀려서 지친것이 아니라, 지쳐서 밀렸다. 어둠에 알을 낳듯 염세를 내뿜으며 공원에 내 알들을 숨긴다. 그리고 도도한 걸음으로 불빛 세상으로 나온다. 내리막 길을 걷듯이 시장길 사람들 사이 사이로 부딪치지 않으려 애쓴다. 비열한 회피가 내 안에 있는 한 나는 매일 공원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