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아이 김공준 _ 8
아들 세우기
아들의 분노를 보았다. 너무나도 엄청난 충격이었다.
잠재적 분노는 폭탄과 같았다. 그동안 같이 생활을 한 적이 없어서 발견하지 못했던 성질이었다. 우리는 안다. 어떤 사람에게 강하고 어떤 사람에게 약해야 하는 지를 그러나 공준을 지적 논리나 도덕적이거나 자제력을 배운적이 없다.
공준은 교육을 받은 일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은 잠자는 능력을 깨우는 일을 하지만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법과 도덕과 윤리를 학습함으로써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가르친다. 인간답게 사는 방법은 인간이 정한 룰을 지키며 살아야 하기에 자신을 통제하고 자제시키는 학습도 교육받는다. 그러나 공준은 교육을 받지 못했으므로 인간의 바람직한 완성을 추구하는, 개인의 내면적 완성에 관심을 갖고 동기 부여하여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고양하고 언제든 수정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학습에 의한 훈련도 하게 하는 교육이 전혀 없었다.
그런 아이를 어떻게 통제시키며 자제시킬 것인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두 번째 직업은 떡집에서 하는 일을 구했다. 여기 또한 학력이 없어도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떡을 찌고 쌀가마를 나르고 떡쌀을 붉히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다. 새벽부터 하는 일이라 숙식을 제공받고 오직 시간되면 일을 하고 시간되면 잠을 되는 고된 일이였다. 그래도 사람들과 마주 칠 일이 없어 싸움을 한다거나 시비를 거는 일은 없었다. 노동은 고되고 수면은 부족해도 먹고 지내는 일이 해결되어 다른 고민은 없었다. 몇 달을 그렇게 잘 적응하고 이젠 정착하는 듯 했다. 공준이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떡집 아들이 공준을 불러내서 가깝게 지냈다. 한편으로는 친구가 없어 늘 걱정을 하던 터라 그래도 같이 어울려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을 조심스럽게 관망을 하고 있었다. 공준이도 친밀감을 느꼈는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자신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동안 더 많은 친밀감이 솟아나는 것을 느끼고, 친밀감이 쌓이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도 처음으로 느끼게 된 감정이었다.
공준이와 대화하려면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를 더 잘 아는 경우 조언을 청하는 편이다. 떡집 아들은 공준이와 같은 판타지에 같은 관심을 가진 친구로서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상황을 좋아하게 되었다.
현실적인 문제를 꺼내지 말고 상대를 철저히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으로 대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심리 치료사인 지원 쌤은 판타지에 관한 이야기로 공준이의 관심사를 끌어냈었다. 그런 판타지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
공준은 자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본인도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새롭게 발견된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편안함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떡집 아들이 설령 좋은 말을 해도 언제 또 부정적으로 바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올곧이 듣지 않았다. 그것은 남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지 않고 숨겨진 어떤 의미가 있다고 믿는 편집성 인격 장애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행동을 의심하고 타인의 의도를 불신하는 것이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 같은 또래라는 동질감이 때문인 듯하다.
그래도 공준이는 사람들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본인도 더 이상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 시도 때도 없이 사람들을 응징하려고 한다. 따라서 공준이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기간이 매우 짧고 걸핏하면 대립하고 싸운다.
그렇게 친하게 지낼 것 같았던 떡집 아들과의 관계가 수월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공준이가 주인집 아들 친구들에게 몰매를 맞았다. 친한 것을 가장해서 온갖 심부름을 시키는 것에 반항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몰매를 맞은 것을 모르는 아버지는 아들이 출근을 못하는 것을 알고 왜 아픈지를 물었다.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들이 주인집 아들에게 맞았다는 것을 며칠 뒤 알게 된 아버지는 떡집을 아들을 찾아갔다.
말 못하는 아들의 분노를 담아 극에 달한 아버지는 훈계로 간단히 혼을 낼 생각으로 찾아갔으나 떡집 아들 친구들은 불량배들이였고 오히려 공준의 아버지를 협박을 하였다. 그것을 느끼는 순간 아들이 이들에게 당했던 일이 그려졌다. 아들이 반항도 못하고 맞았을 거란 생각에 무심결에 칼을 집어 들고 떡집 아들의 뒤를 쫒고 있었다.
아버지는 자기 아들을 대신해 복수를 한 것 일까? 아님 자신의 울분을 복수한 것일까?
아버지는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도망자가 되었다. 결국 부산까지 가게 되었고 원양 어선 고깃배를 타기로 하고 아들과 같이 원양어선을 타는 교육을 받았다. 물론 신체검사에서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뒷돈으로 거래를 한 상태였다.
원망과 여한이 많은 이 땅을 떠나는 것이다. 이 땅을 떠나면 어디든지 훨훨 날아다니게 할 것 같은 아버지의 소망이 이루어질 것 같아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항구를 떠난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창작을 기반으로 한 허구임을 밝힙니다.
written by 랑계풍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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