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소설_Romans Psychologiques

[심리소설_연재] 성인아이 김공준 _ 5

인간심리분석 2022. 6. 14. 18:07

 

성인 아이 김공준 _ 5

 

 

 

사회의 치유

 


여 복지사가 복귀하여 아이의 태도나 반응으로 보아 심한 충격을 받은 아이로 복지사보다는 심리 치료사의 투입이 급한 것 같다며 소견을 올렸다. 그리고 구청은 이 급박 한 사정을 빠르게 해결하려고 심리 치료사를 투입하기로 결정을 한다. 새로 투입된 심리치료사는 외부 심리치료원을 운영중인 지원 쌤이 적합하다는 의견으로 모두 찬성하였다. 

 

명문대에서 박사를 하고 특수심리 분야까지 전공한 권위 있는 전문가였다. 
몇 시간을 기다리며 공준에게 심리적 안정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몇 시간 긴장의 대치 끝에 경계를 풀고 공준이 그 자리를 나왔다. 잔잔한 설득은 공준의 마음을 살짝 움직였다. 그러나 언제 다시 돌아 설지 모르는 불안장애는 급하지 않게 서서히 징검다리를 옮기듯이 천천히 느리게 옮겨졌다.


뭉치고 엉키고 굳어있고 얼어버리고 갈라지고 떨어져 나간 그 상처들을 어르고 달래고 다독이는 치유의 순간은 천천히 시도되었다. 약간의 변화가 올 때 까지 기다리며 참아내며 너를 위해 치유라는 약을 처방하러 온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알게 하고 유난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자연스럽게 이미 오래전부터 알아왔던 사람처럼 그렇게 라포(rapport)가 형성되려면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처음의 시도는 긴장을 완화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이틀, 삼일 방문을 하여 밥을 먹이고 관심 분야와 공유분야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공준이는 공감을 받는 데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자신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다.
즉 공감 받는 것은 귀찮아하지만 화제나 관심을 공유하면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공준이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화할 때는 당당하게 문제를 지적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공준이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공준이는 불평이나 불만,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데 이를 건성으로 대하지 말고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한다. 공준이는 무엇보다 공감을 받을 때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심리적 불안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긍정 대화법으로 아이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간다.

전문가는 다르다.
이상한 행동을 하고 이상한 말을 하고 이상한 반응을 해도 심리상담가는 지속적으로 변화를 유도하고 필사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럴 때 차츰 경계를 풀고 조금씩 다가 갈 수 있는 것이다. 심리치료사 지원은 이런 공준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공준이와 같은 아이는 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당하거나 소중한 사람을 잃거나 고립되었거나 사업에 실패하는 등 자존심이 무너지거나 막다른 곳에 몰리는 사태를 겪으면 삶의 방식을 바꾸려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당사자가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이때 필사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을 실천할 때 안전기지가 되는 것을 알고 있다.

 안전기지가 될 지원 쌤이 부모 대신 내면에 있는 충족하지 못한 부분을 하나하나 꺼내게 하고 스스럼없이 공준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다독여 주는 과정을 지나자 공준이는 자신의 속내를 진지하게들어주고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조금씩 마음을 연다. 이런 친구들은 좀처럼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도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적당한 시기에 마음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계기가 생겨 돌파구가 열리는 경우도 있다.

 

먼저 속마음을 털어 놓음으로써 경계심이나 저항감을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공준이 같이 편집성 인격장애는 타인의 행동을 의심하고, 타인의 의도를 불신하며 적대적이고 완고하며 방어적이다. 또한 친밀감을 느끼는 것을 회피하며 경직되어 있고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인다. 절박할 때는 매달리고 목적을 위해 이용하지만 이득이 없다고 판단하면 즉시 초조감과 분노를 드러내면서 돌아서 버린다. 돌아선 뒤부터는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관계로 돌아가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자세히 공준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헝클어지고 엉켜서 매듭에 순서를 찾기가 어렵다. 일반적인 심리상담가는 어른이고 심리 상담전문의 이기 때문에 쉽게 마음에 문을 열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접근을 한다. 그러나 공준이는 경계심이 다른 아이에 비해 더 강한 편이다. 그 경계심은 어릴 적 유아기때부터 엄마의 학대와 아버지의 말없이 떠난 사건들이 큰 충격으로 남아 있고 이미 모든 감정을 닫아버린 상태라는 것을 전문의는 알고 있다. 조급할수록 가까워지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런 아이를 어떻게 할까?

공준이는 어쩌면 지금의 상황이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미 장벽을 치고 있는 상태일지 모른다. 대인관계에서 심하게 상처받고 그 기억들은 나쁜 기억들로 지워지지 않는 강력한 기억들이다. 긴장하고 속마음을 감추고 경계심도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가 깊어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공준이는 때때로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불안감이나 고통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는데 자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기는커녕 부정적인 반응만 보이니 더 이상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기 때문에 불만이 커지고 초조해져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폭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공준에게는 처음부터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고통과 괴로움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지원 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 한 순간도 방심하지 않는다.

지원 쌤은 공준이의 모든 일상을 지도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원하는 부분만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건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하는 건 어때?”라는 식으로 이끌어야 간다.

공준이게는 ‘내일 얘기하자’고 조그만 뒤로 미뤄도 엄청난 오해를 낳을 수 있다. 기다리게 한다는 것은 공준이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지원 쌤은 정성을 다해 재빨리 반응하는데 신경을 쓰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안다.

지원 쌤은 공준이의 상태를 치료하면서 엄마와는 대면하지 않게 하였다.  또 선미도 만났고 상담을 하여보니 공준이 엄마가 공준이를 더 망가트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공준이를 먼저 치료하고 그와 동시에 공준이 엄마도 치료를 시작하기로 약속을 받았다. 공준이의 유아기적 애착 형성을 엄마가 받아주지 않아서 공준이가 성인이 되어 가도 어릴 적 부적응에 대한 감성과 양육자의 신뢰, 환경에 대한 문제점들을 서서히 고쳐 나갈 계획을 갖고 공준이의 심리를 회복시키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고 그 목표는 이제 실행의 단계에 옮기게 되었다. 그 기간은 참으로 길고 지루했다. 그러나 참고 견디며 웅크렸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갈 때는 그 긴장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언제든 마음의 문을 닫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감정이 아니라 회피하고 돌아서려는 불신이 늘 먼저이기 때문이었다. 

불신이란 어떤 작은 것이라도 생겨서는 안될 아주 소중한 풀잎같이 약한 잎을 대하는 것처럼 감싸야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기엔 공준이게 보여주었던 것들이 왜 강한 혐오로 남았는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지원 쌤은 여러가지 대응 매뉴얼을 갖고 치료라는 방법을 강구하려고 하지만 공준은 공준대로 나름에 기준을 정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공준이를 지극 정성으로 다시는 상처받지 않도록 감싸는 것도 치료이지만 상처를 받더라도 대응하며 내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세상을 혼자 살아갈 때 많은 사람들과 만나야 하고 그 만남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에서는 분명 멸시와 분노를 일으킬만한 일들이 준비되어 있다. 그런 과정을 혼자 힘으로 이겨내야만 홀로서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런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들을 체험하고 받아들이고 하는 식으로 살이 여문 것을 굳은살이 될 때까지 상처를 주고 상처를 낫게 하고 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완성해야 하는 기나긴 여정이다. 그런 여정을 지원 쌤은 자신의 딸까지 데리고 다니며 공준이의 상처를 치료하였다.

치료에 시간을 길었다. 그러나 지원 쌤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열심을 다 했다. 무른 땅을 밟고 지날 때처럼 조심조심 상처는 치유되었고 그 치유의 방법에는 같은 또래인 딸의 도움도 있어 마음의 문을 열고 서서히 성인이 되는 길목에 서게 되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창작을 기반으로 한 허구임을 밝힙니다.

 

written by 랑계풍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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