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아이 김공준_ 3
아버지 없는 하늘
아버지가 떠난 자리에 엄마의 능력은 보잘 것이 없었다. 그래도 생존의 경쟁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였다. 생존은 값비싼 노력을 요구한다. 생존은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천천히 지치게 만든다.
생활은 찌들대로 찌들어 엄마는 야간 열차 청소원으로 밤에만 일하고 낯에는 아들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학대하고 가학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남편의 가출과 찾아온 불행의 시작이 공준이로 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너만 없으면 나는 이렇게 살지 않아도 돼! 이놈아.”
울분에 소리를 밥 먹듯이 애 앞에서 토해댄다.
원망과 질타를 넘어서 공준이를 구박하고 학대하고 분풀이를 하여 애를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이다. 애를 불쌍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이 환경으로 만든 것에 대한 원망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네놈을 낳고 나서 이렇게 되었다”라고 한탄을 하고 탄식을 한다.
그럴 때 일수록 공준이 엄마는 삶에 대한 애착을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것이 더 크고 강했다. 왜냐하면 준이 엄마는 어릴 적 비록 가정은 불우했지만 꽤 성적이 좋았으며 선생님들이 가장 예쁘게 보는 아이였으며 유망한 아이였기 때문에 자랑이 컸다. 그로 인해 본인 또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기적인 성격이 강했고 무엇이든 하면 1등을 하려는 욕구가 강했기 때문에 남에게 진다는 것은 허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피폐한 삶을 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고 용서가 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 되고 이 현실을 박차고 나갈 수 없는 것도 또한 현실이 되고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도 또한 현실이 되고 그의 절친인 경순이는 재산가가 되어가고 있다는 소릴 들을 때 마다 제가 난 공준이를 쥐어박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윽박지르고 발로 걷어차고 목을 발로 밟고 옷을 벗겨 문밖에 세워놓고 갖은 못된 짓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보통의 엄마들은 부모의 지나친 관심 속에서 성장하고 부딪치며 깨지며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허용하지 않는다. 자식의 스스로의 행동까지 간섭하며 지나친 간섭으로 아이를 의존적인 아이로 만드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 부모는 어떻게든 자신이 낳은 아이를 보듬고 쓰다듬고 달래고 얼러서 아이를 잘 키워보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 우리가 아는 엄마의 모습이다.
그러나 공준이 엄마 선미는 달랐다.
잘못된 현실을 부정하고 다시 돌아갈 기회를 찾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예전에 모습으로...’
그렇게 잘 나가고 그렇게 도도하고 그렇게 어깨에 힘주고 다니고 남학생들의 선망이 되고 멀리서도 그를 지켜보면서 수근대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그 장애가 공준이인 것이다.
그녀는 매일 새벽녘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몸은 지칠대로 지쳐 꼼짝할 수 없을 만큼 고되고 힘들다.
그나마 그 자리도 없어서 못들어갈 정도로 자리가 나지 않는다. 몸이 아파 결근을 하면 바로 다음 사람이 그 일을 인계받아 야간 청소할 사람이 줄을 서고 있다. 그 이유는 야간 몇 시간만 하면 하루 일당을 받고 또 아침에는 다른 일터로 가서 이중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하기에 딱 알맞은 노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이 약한 공준이 엄마는 지쳐서 들어온다. 그 한숨은 밤새 씨름하고 돌아온 잔상들과의 2차전이다.
한숨과 탄식, 또 원망과 불평, 또 비난과 자괴감, 한없이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에서 그녀는 허우적거린다. 누군가가 건져내주기를 한없이 갈망하고 있는 데 누군가가 잡아주고 당겨주기를 바라고 있는 데 그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모퉁이에서 쪼그리고 잠들어버린 애증의 자식뿐이다. 그 자식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되묻고 또 되묻는다. 그러나 오늘도 답을 찾지 못했고 그 답을 얻지 못해 더 괴로운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창작을 기반으로 한 허구임을 밝힙니다.
written by 랑계풍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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