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을 모르는 부모는 존경받지 못하나
낭계 김물결
빈곳에 물 고이 듯 채움의 욕구는
아련한 유아적 어머니의 젖이 모자라서 였을까?
허우적 대면 기뚱거리고 홀로 서지 못하는 결손자의 명예
물을 찾아 떠나고
높은 산을 기어 오르다 구르며 또 오르려 떠났던 질곡의 여행길
돌아오지 않을 듯 멀리로 멀리로 달아나던 풍운아.
세찬 바람에 꺽이고
낙엽처럼 밟혀도
인고의 상처를 훈장처럼 여기며,
기어오르던 절벽 틈에 끼어도 보고
손을 놓지 않으려 발부둥도 치며
움켜진 손에 힘을 가하지만
힘이 부족해 놓아버린 희망.
나 살아보려 버린 많은 희생물,
그래도 놓지 말아야 했던 약속들,
허망함을 안고 타다가 꺼져버린 숱덩이 작품들로 남고.
폐허로 기억되기 싫어 벌인 도전들
끝간데까지 가지 못하고 돌아서 있을때
병상에서 되새긴 열망의 복수극을 어찌 쓰려나,
피망울 맺힌 설한의 글 조각들
주섬주섬 홀로 맞추다 잠들면
꿈속에서라도 가고 픈 어머니의 품.
어머니 젖가슴을 바라만 보아도 좋았던 눈빛이
내 자식에게도 있었을 텐데....
그져 냉냉하기만 했던 시련 앞에
외면하고 떠날 수 밖에 없는 투사처럼
돌아보니 수치일 뿐 당당함이 없네.
죄를 부르기에 합당한 이유를 묻고
내치던 외면의 회절은 산 날의 용서를 청원할 뿐
가엾음은 없다 하겠네.
헌신하지 못한 죄의 값이 인수봉 바위처럼 응고되어
바람에 씻고 또 씻어도
흔적을 씻지 못하니
성취의 목마름보다 용서의 갈증을 고대하게 하고
비껴가지 않는 질타를 응분으로 받으려니
헌신을 겸양처럼 받들지 못한 죄인.
헌신하지 못한 부모는 존경받지 못한다 함을 알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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