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아이 김공준_ 1 시골에서 서울로 금요일 오후 늘어진 햇살은 툇마루의 끝자락에 매달려 있다. 나른해진 몸을 이리 굴려 벽에 기대고 저리 굴려 벽에 기대어 궁둥이가 배겨오는 것을 억지로 참는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한자리에서 부업으로 옷소매 실밥 제거 손질을 하던 손이 점점 무거워진다. 옷가지들이 뭉쳐진 구석에 몸을 묻고 헐떡거리던 호흡을 가라앉힌다. 만삭인 배를 주체를 못해 오뉴월 더운 날씨에 숨을 고른다. 문밖에선 자동차에 확성기 소리가 동네 구석구석을 가래 끓는 소리로 감아 제낀다. 확성기 소리가 훑고 간 자리엔 3년째 확성기 소리와 싸우는 강아지 마루가 더 이상 대꾸하기 싫은 듯 크게 한번 짖어보고 만다. 일주일 만에 나타난 확성기 소리는 촌구석에 도시 음으로 찢어놓고 툇마루 끝에 간신히 ..